신선함!

by 강화인간
천 년 후, 인류는 화성을 선택했다 - 화성계획 2
'파워돌'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공화당 스튜디오의 1999년 작 게임.
오랜만에 게임리뷰가 왔습니다. 보시려면 아래를 펼쳐주십시오

참고로 이 게임은 한국에서는 심마스라는 이름으로 수입이 됐습니다. 아마 보신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좀 더 아는 분이라면 심마스는 맥시스에서 개발하다가 중간에 때려친 프로젝트의 이름이라는 것도 아실 겁니다. 변변찮은 게임플레이 화면조차 안 보여주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바로 그 진짜 심마스 때문인진 몰라도 하여튼 제목이 이러하니 유통사 조이온은 낚시를 한 셈입니다. 물론 저도 낚여서 용산에서 6천원 주고 샀습니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한국에서 유통된 패키지는 1,2편 합본입니다. 1편같은 경우에는 거의 뭐 맥시스의 심 시리즈처럼 별 스토리도 없고 황량한 땅 하나 던져주고는 될대로 되라 하는 식의 게임입니다. 거기다가 게임 자체가 더럽게 불친절해서 설명하나 안 해주기 때문에 토나오게 어렵습니다. 2편에서는 그래서인지 1편의 단점을 여러가지 보강했는데, 헬프 파일을 통해 게임의 시스템 등에 대해 설명해주거나(근데 이것도 다른것들에 비하면 불친절하기는 마찬가지) 난이도도 낮아졌고, 스토리가 추가됐습니다.

처음 시작하면 뜨는 화면이 이겁니다. 거기다가 처음 시작하면 깜짝 놀랍니다. 음성 더빙이다! 예 그렇습니다. 텍스트는 물론 음성도 더빙입니다. 거기다가 주인공 나구라 마이카의 성우는 무려 양정화씨. 팬이라면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스토리라고는 해도 사실 별 거 아닙니다. 주인공인 3100년도의 화성 클라크 시에 살고있는 화성계 일본인 소녀 나구라 마이카(奈倉 舞香)와 악연이 있는(?) 친구 제시의 이야기인데, 남자애가 여자애 괴롭히는 이유가 별 거 있습니까. 아마 이 글 읽는 사람들 80%는 남자일테니 다들 알거라고 생각하고 뭐... 엔딩도 깔끔하고 여운도 좀 있고 괜찮은 편입니다.

플레이어는 2100년도의 화성에서 화성을 개척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근데 잠깐, 위에서 주인공이 살고 있는 시간대는 3100년인데 게임의 시간대는 2100년? 이게 무슨 소리야?! 하실 수 있겠는데, 그렇습니다.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화성계획은 스토리상 마이카가 살고 있는 3100년도로부터 1000년 전입니다. 1000년 전의 과거에서 마이카가 살고 있는 3100년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스토리가 진행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궤도 엘리베이터를 건설하면 마이카가 궤도 엘리베이터에 견학을 가는 이벤트가 등장하거나, 게임 중반쯤 접어들면 처음 시작도시인 센트럴마즈에 운석이 떨어져서 좆망하는데, 3100년도에는 관광명소가 되어있다거나 하는 등... 즉 플레이타임은 2100~3100년. 3104년이 되면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타임이 살짝 긴 편입니다.

건설 시뮬레이션이라고 무턱대고 건설하는게 아니라, 건물을 건설하는 데에 약간 조건이 있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사는 거주구는 돔 내부입니다. 사람들은 돔에서... 탈출하면 그건 오버맨 킹게이너고, 하여튼 '돔 확장'이라는 기능을 통해 돔을 건설해줘야 그 안에 거주구나 돔 내부에만 건설 가능한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건물은 양쪽에 다 지을 수 있는 건물과 돔 내부에만 지을 수 있는 건물, 돔 외부에만 지을 수 있는 건물 3가지로 나뉩니다. 돔 밖에 있는 건물은 모래폭풍 한번 불면 전부 초토화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양쪽 건물이라고 해도 돔 내부에 짓는게 좀 더 관리하기 편합니다.

물론 건물만 짓는 게 아니라, 화성을 전체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게임의 목적은 화성의 테라포밍입니다.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몽땅 산소로 바꾸고, 물을 채워서 바다나 강이나 기타등등을 만들고 황무지에는 나무 심고 하는 겁니다. 테라포밍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화성에 물이 채워집니다. 총 19단계까지 나눠지는데 해양과에서 물이 어디에 어떻게 차는지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수위가 올라서 물이 채워진 곳에 도시가 있었다면 당연히 수몰됩니다. 수몰 막는 법은 없기때문에 애써서 건설한 도시가 물에 잠기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자주 체크해줘야 합니다.

화성개발공단은 여러가지 부서로 나뉘어서 여러 임무를 합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별 것 아닙니다. 천천히 보다보면 뭐가 무슨 기능인지 다 알게 됩니다. 파란 화살표는 도시 목록을 보여주고, 주황 화살표는 메시지 창만 띄우고, 녹색 화살표는 뭔가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왜 남의 일기나 들춰보는 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건 넘어갑시다(일기과는 지나간 이벤트를 다시 볼 수 있음). 한글화도 어색하지 않게 잘 되어 있습니다.

이벤트는 시간이 경과하거나 특정 건물을 건설하거나 특정 사건이 발생하거나 할 때마다 이어집니다. 대략적으로 게임 속의 세계관이나 역사 같은 걸 알려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도 풀 더빙으로 양정화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좋습니다.
 
건물을 건설하는데는 자원이 필요합니다. 자원은 이렇게 탐사부에서 탐사팀을 구성해서 찾아다녀야 합니다. 처음에는 넓게 한번 전부 찾은 후에 광역탐사로 풍부한 자원이 뭔지 찾아보고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게 좋습니다. 넓게 돌아다닌다고 별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탐사 기간은 길어지지만 그렇다고 뭐) 일점사는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자원 찾으면 거기에 알맞은 자원생산 시설을 건설해주면 땡. 그리고 항공로나 육로 등으로 운송로만 터주면 됩니다.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역시 그래픽입니다. 1999년 게임이란 말입니다. 그래픽이 심시티 2000 수준입니다. 참고로 이 게임 발매된 1999년에는 심시티 3000 나왔습니다. 물론 게임이 그래픽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신경을 썼으면 더 괜찮은 그래픽도 가능했을 듯 한데 이건 좀 아쉽습니다. 나름대로 도스게임 분위기가 나서 운치(?)있기는 하지만 취향이 아닌 사람들은 영 아니올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거기다가 너무 쉽습니다. 진짜 너무 쉽습니다. 우선 초반에는 자원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지구에서 다 날라다 줍니다. 자원 부족할때쯤 지구에서 물자 왔다고 하면서 자원을 풀로 채워주니 걱정할 게 전혀 없습니다. 거기다가 도시들은 그냥 냅둬도 잘 크는 편이라 초반에 남아도는 자원 가지고 문어발식 확장을 해놔도 아무도 뭐라고 안합니다. 중반쯤 접어들면 지구에서 자원 운송이 중단되지만, 이때쯤이면 어차피 자원탐사 끝나고 열심히 자원캐고있을테니 큰 걱정도 없습니다. 자원도 금방금방 모여서 역시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심시티에서 나오는 '재앙'같은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중반에 이벤트로 시작도시인 센트럴마즈에 소행성이 떨어져서 아작나는 이벤트가 있긴 한데, 그거 빼고는 어지간해서 화성에 소행성은 안 떨어집니다. 위협멘트만 출력되고 궤도에서 비켜갔다고 뜨고 끝. 그 외에는 기껏해야 모래폭풍 정도. 솔직히 위험한 것도 아닙니다. 모래폭풍 불면 돔 외부의 내구력 약한 건물들은 박살나고 잠깐 태양열발전이 중단되는데, 우선 내구력 강한 건물들은 어지간해서는 안 부서집니다. 거기다가 태양열발전은 너무 구려서 잘 안쓰기 때문에 결국 있으나 마나입니다. 가끔씩 이유없이 건물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보수해주면 됩니다. 아마 중반쯤 가면 귀찮아서 보수안하고 그냥 넘기게 됩니다.

게임 플레이도 지루한 편입니다. 그냥 자원탐사하고 도시확장만 죽어라 합니다. 그거 말고 할게 없습니다. 진짜 너무할정도로 지나치게 직선적입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거든요. 그래도 잊을만하면 이벤트가 튀어나와주는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중간중간 이벤트 보면서 3100년을 향해 달립시다.

그렇게 3104년까지 진행하면 결국 엔딩이 뜹니다. 엔딩 스텝롤에서는 양정화씨가 부르는 노래도 들을 수 있습니다. 역시 팬이라면 좋을... 듯 하지만 녹음상의 오류인지 뭔지 노래에 좀 찌짓거리는 잡음이 섞여서 들립니다. 그래서인지 씨디 내부에는 '덤'이라고 일본판 원판의 엔딩노래를 수록해놓기도 했습니다. 알면 좀 고치던가 했어야지...

그러나 이 게임, 엔딩이 끝나고도 안 끝납니다. 엔딩은 있는데 게임 자체는 네버엔딩이라는 겁니다. 엔딩 본 뒤로는 별다른 거 없이 그냥 도시 건설하고 하는게 다시 반복됩니다. 테라포밍이랑 연구 같은것도 다 끝났으니 더이상 진행될 리가 없구요. 미묘하게 괴스럽습니다. 결국 스토리모드와 노멀모드의 차이는 이벤트가 있고 없고입니다. 뭔가 속은 느낌입니다.

제 느낌으로는 게임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테라포밍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도 그렇고 절묘하게 2100년대와 3100년대를 오가며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배경설정 등도 그렇고 썩 나쁠 건 없습니다. 문제라면 역시 그 너무 단순하고 일직선적인 게임 방식 하나 뿐입니다.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면 좀 더 손이 많이 갔으면... 싶은데, 하여튼 뭔가 2%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한글화 수준도 훌륭해서 어색하거나 막히는 것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전에 소개했던 모 게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위에서부터 계속 언급하는 거지만 성우 양정화씨의 목소리를 실컷 들을 수 있기에, 양정화씨의 팬이라면 구해서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by 강화인간 | 2009/03/23 01:53 | 카테고리F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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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dalin at 2009/03/23 02:30
호오... 재미있을지도....
Commented by 레여 at 2009/03/23 07:47
이거 끌리는데요.
Commented by 렌덮밥 at 2009/04/29 18:12
행성 옴니....
그럼 이게 <파워돌>시리즈랑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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